어느 통신 회사
면접일:10.23
서울에 있는 통신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먼저 면접 보러오지 않겠냐고 포지션 제안이 와서 보러간다고 했다. 연봉은 쬐끔 아쉽지만 그치만 장거리 거주자는 기숙사를 무상으로 준다길래 혹해서 간 것도 맞고, 면접 기회가 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냥 경험 삼아 한번 가보자! 하고 면접 보러 간다고 했다. C/C++로 개발한다고 해서 그게 제일 고민거리긴 했다.
면접 보러 가겠다고 답변했더니 메일이 두 개 날아왔다. 하나는 면접 관련 일정 얘기랑 성적증명서를 보내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코테 메일이다. 프로그래머스랑 연결된 메일이었는데 C를 하는 회사니까 코테 C로 보라고 하겠지? 하고 잡플래닛에 면접 후기를 봤는데 C, C++, JAVA 중에 하나로 본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옛날 기억 되살려서 C++ 벼락치기하고 시험쳤다. 8문제라길래 아 8문제를 어느세월에 다 풀지 했는데 코테 문제는 1개였고 7개는 객관식이었다. 객관식은 긴가민가하는게 좀 있었는데 코테 문제는 정말 쉬웠다. 자료구조 그런거 필요없는 문제였다.
면접관 6, 지원자 4로 다대다 면접이었다. 면접관 네 분은 개발 관련 직무, 두 분은 인사팀 팀장님? 이었던 것 같다. 다들 잘 웃어주시고 편하게 해주셔서 싱글벙글 면접을 봤다. 근데 1분 자기소개랑 학부생 때 통신 관련 프로젝트 했던거랑 TCP 이런거를 준비해서 갔는데 하나도 안물어보더라...
1. 여기 계신 면접자분들은 모두 회사에서 먼저 면접 요청을 드린 분들이다. 면접에 오게 된 이유?
학부생 때 다양한 분야의 개발을 경험해봤는데 통신 관련 공부할 때가 제일 재밌었다, 대구에 살아서 기숙사를 제공해준다는 게 너무 좋다고 생각했고, 회사가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서 왔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근데 다른 면접자들은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막 그러는데 나는 굳이 그 말을 하고싶지는 않아서 안했다... 그리고 자기 경험 얘기하면서 자신의 이런 장점이 회사에서 빛을 볼거다 이런식으로 어필을 하는데 이때부터 좀 잘못됨을 느꼈다. 나만 가벼운 마음으로 왔군....
그리고 면접 끝나고 다른 면접자들 답변하는 거 듣다가 통신 프로젝트 말하는 걸 까먹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게 진짜 이 면접에서 제일 아쉽니다. 그걸 왜 까먹니
2. 회사 사이트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걸 하는 회사인지 아는가
IMS, 5G/LTE, Cloud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사이트에 나와있는 시스템을 봤지만 지금 내 지식 수준으로는 차마 이해할 수 없다... 각 시스템의 세부 장치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상세하게 적혀있어서 그게 인상깊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니까 꼬리 질문으로 세부 장치가 설명이 이해되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지금 제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는 없고 그냥 이렇구나~ 하고 생각했다. 설명이 좀 두루뭉술한 것 같다. 라고 하니까 웃으면서 넘어가셨다. 나는 귀찮아서 PDF까지 다운받아서 보지는 않았는데 다른 분들은 다 봤다고 하셨다... 그치만 그 분들도 이해할 수는 없었다고 하셨다.
3. 좋은 코드란 어떤 것인가
주석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코드라고 생각합니다.
딱 이 한 문장만 말했다. 다른 분들은 근거 얘기하고 그러시던데 나는 딱히 설명할 것도 안떠오르고... 이게 설명이 더 필요한가? 말해도 안들으실 것 같은데? 싶어서 그냥 저 한 문장 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가 고개 끄덕임
4. 프론트와 백 업무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가
멍 때리다가 이거 질문을 못 들어서 동공지진 났었다. 정말 다행히도 내 순서가 처음이 아니라서 옆에 지원자분 말씀하시는 거 듣고 대충 데이터베이스 얘기하면서 넘어갔다. 테이블 설계하는 과정이나 인덱스 설계, 쿼리 코스트를 줄이는 과정에 흥미를 느꼈었다. 쿼리 성능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재밌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니까 질문하신 면접관님이 허허 웃으면서 하지만 쿼리 코스트를 줄이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면?! 이러시길래 나도 그냥 웃으면서 그것도 관련된 일이니까 재밌을 것 같습니다~~ 이랬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재밌을 것 같습니다무새네
5. 취미
아 여러분 지금 너무 괴롭죠 하시면서 취미 얘기나 하자고 하셨다. 사실 이게 거의 마지막 질문이였는데 지금 순서가 섞였지만 바꾸기 귀찮다. 옆에 분은 운동 얘기하셨다. 나는 또 펀쿨섹좌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야구 보는거 좋아합니다. 했더니 다들 웃으셨다. 왜 웃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사팀 면접관님이 어느 팀 좋아하냐고 물으셨는데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면접관 세 분?이서 나즈막하게 삼성.... 하셔서 다 같이 웃었다. 대구 산다고 말했던거 기억하고 계셨구만... 나도 웃으면서 삼성 좋아합니다... 하고 넘어갔다.
내 뒤에 분이 자기도 사실 야구를 좋아한다면서 회사가 잠실이랑 가까워서 퇴근하고 가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랬더니 개발팀장 면접관님이 야구 끝날 때 퇴근할텐데.... 하시면서 허허 웃으셨다. 그런 무서운 말을....
6. 좋은 팀워크란? (개인 질문)
나는 억울하다. 다른 지원자들한테는 코테칠 때 짠 코드에서 아쉬운 거 없었냐, 포폴에 적혀있는 이 프로젝트에서 이거 했던데 이 기능을 설명해봐라 이러던데 왜 나는 갑자기 인성 질문? 나한테는 기술 질문을 거의 안하셨다. 그래서 이 질문 듣고 당황해서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존중 안해주면 어떡할거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차근차근 설득을 해보겠습니다. 했더니 설득 안당하면 어떡할거녜. 그래서 내가 당황해서 어어.... 이러고 있으니까 프로젝트 많이 해봤잖아요. 그런 경우 없었어요? 하고 물으시길래 하나가 번뜩 떠올라서 일단 그 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제시하는 근거가 명확하면 받아들이겠다. 했더니 그러면 다 받아줘요?!? 이러시길래 나도 할 말이 없어서 또 고개 끄덕이면서 그 분이 맞는 말을 하셨습니다... 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아무튼 억울한 질문...
7.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제일 인상깊었던 것을 설명 (개인 질문)
가장 최근에 했던 데브코스 최종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이러이러한 프로젝트이고, 이러이러한 기능을 담당했었고, 제일 기억에 남는 기능은 회원가입이다. 초기에는 사업자등록증을 수기로 검사해야했는데 어쩌고 하다가 네이버 클로바 OCR 이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돼서 그걸 도입해서 자동화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했더니 좋은 팀워크가 뭐냐고 질문하셨던 그 면접관님이 그거 100% 성공이 아닐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처리했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일단 프론트 단에서 이미지를 다시 촬영해달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그래도 안되면 고객센터로 연락해달라는 식으로 처리했다. 그랬더니 그냥 고개 끄덕이고 넘어가셨다.
8. 컴퓨터 비전 과목에서 어떤 걸 배우냐 (개인 질문)
네 명 다 성적이 좋다고 하시면서 각자 A+ 받은 과목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하셨다. 첫 번째 지원자분께는 임베디드 질문하셔서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했는데 나한테는 컴퓨터비전 질문하셨다. 근데 나도 이게 1년 전에 했던 과목이다보니 뭘 배웠는지 기억이 안나서 잠시 어엉... 하고 있으니까 인사팀 면접관님이 너무 먼 옛날인가요...? 이러셔서 다같이 또 웃고 내가 아니라면서 이미지 처리나 이미지에서 선 검출하는 그런거 배웠다고 했다. 그랬더니 뭘로 배우냐고 물으시길래 파이썬이랑 openCV 썼다고 하니까 너무 쉬운거 아니에요?? 구현할게 없는데?? 이러시길래 내가 허겁지겁 아니다, 구현할거 많았다. 하고 예시 하나 들려고 했는데 알고리즘 이름이 생각이 안나서 그냥 솔직하게 이미지에서 직선을 검출하는 알고리즘이 두 개가 있다. 알고리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미지를 먼저 흑백으로 만든다. 그러면 흰색, 검은색으로 나뉘어지고, 흰색 점을 랜덤으로 두 개를 고른다. 고른 두 점을 잇는 직선 위에 있는 흰색 점의 개수를 카운팅해서 가장 똑바른 직선을 구한다. 이렇게 말했더니 고개 끄덕여주셨다. 면접 끝나고 나오면서 알고리즘 이름이 떠올랐는데, 이 알고리즘의 이름은 Ransac이다. 젠장
9. 아까 통신 과목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왜 이동통신은 A냐 (개인 질문)
이게 첫 개인 질문이었다. 성적이 너무 좋으시네요~~ 하시길래 나는 그냥 아무말없이 빵긋 웃었다. 성적표에 A+ 아닌게 별로 없는데 아까 통신 과목 좋아하신다고 했으면서 왜 이동통신은 A...? 하셨다. 압박하면서 질문하신거 아니고 웃으면서 질문하셨다. 그래서 나도 아하 이게 좋아는 하는데 너무 어렵드라구여... 하니까 웃으셨다. 그냥 이동통신이라고만 적혀있어서 어떤걸 배우는지 모르겠다. 뭐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에요? 하시길래 또 한참 어엉... 하다가 특정 너비에서 몇 개의 이동전화를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계산하는 방법과 안테나 관련된 거랑 역사 관련된거 배운다. 하고 넘어갔는데 사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긴한데 배운거의 제목이 생각이 안났다. 내용은 다 기억나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말을 못했다. 도플러 효과 관련된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확산 지연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그게 아숩다...
10.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책임감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학부 시절 데이터베이스 수업에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장을 맡았었다. 프로젝트 요구조건이 PHP랑 MySQL을 이용한 개발이었는데 팀원들 모두 그 기술을 처음 사용해보는거여서 내가 먼저 맡은 일을 일부 구현해보고 발생했던 오류랑 작성한 코드를 공유해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했다. 이런식으로 말했는데 어쩌다 팀장이 됐냐고 물으셨다. 이게 사실 내가 원래 팀장이 아니었는데 교수님이 착각해서 나를 팀장으로 올려서 그냥 내가 팀장이 되어버린게 진실이다. 그치만 그렇게 말할수는 없으니까~ 조원들이 추천해줬습니다. 했더니 막 웃으시면서 팀장해달라고 조원들이 그랬어요? 하길래 예... 그랬습니다... 하고 넘어갔다.
11. 7학기 하고 졸업했냐
아니다, 학점을 다 채워서 마지막 학기에는 등록만했다. 그랬더니 수업 안듣고 뭐했냐길래 부트캠프 했습니다... 했더니 그냥 넘어가셨다. 성적표 되게 많이 보시네 라고 생각했다....
12. 질문 하고 싶은거 있냐, 부담주는거 아니고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
나는 입사하게 되면 정확하게 하는 일이 뭐냐고 물었다.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데이터베이스 관련 어쩌고랑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 안물어보기도 뭐해서 그냥 물어본거라 답변해주신게 잘 기억이 안난다. 다른 분이 하셨던 질문 중에 하나는 신입에게 어느 수준을 기대하느냐였다. 그랬더니 여러분이 입사해서 짜는 코드가 정상적일거라고 생각도 안하고요, 돌아갈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면접볼 때 화려하게 이런거 저런거 다 할 줄 안다 하는거 안믿는다. 신입을 뽑을 때는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겠는가를 많이 본다고 하셨다.
두산 디지털이노베이션
원래는 원서 쓸 생각이 없었다. 서류가 10월 4일에 마감이었는데 원래는 신세계I&C랑 CJ 올리브영에 넣으려고 했다. 근데 두 회사 다 자소서 문항이 심상치 않다. 절대 돌려막기 할 수 없는 문항이어서 아 그냥 안해~ 하고 학과 홈피 들어갔다가 두산 디지털이노베이션 글이 있길래 금방 뚝딱 써서 냈다. 급하게 써서 내고 나니까 갑자기 인성 검사가 있다고 했다. 뭔 서류에서 인성검사? 하고 급하게 인터넷 뒤지니까 인재상이랑 맞는지 보는 것 같았다. 근데 인재상 봐도... 거기서 거기고... 잘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내 맘대로 빠르게 체크해서 냈다. 인성 검사만 1시간 정도 걸린듯
그래서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다. 왜냐면 다른 대기업들은 다 서류 떨어져서ㅎㅎ 근데 합격이래서 어이 없었다. 그래서 또 허겁지겁 인적성을 준비하게 된다. 책 배송시킬 시간도 없어서 e북을 사서 하루만 봤다. 시간은 쪼개면 있긴 했는데 그냥 공부하기가 싫었다... 어짜피 떨어질텐데...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험보는데 진짜 존망했다고 생각했다. 수리 파트가 20문제가 나왔는데 15문제를 풀었는데 그 15개 중에서도 몇 개는 찍었다. 그래서 진짜 존망했다고 생각했다. 유일하게 다 풀었던 파트가 나무블럭 쌓아놓고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돌리면 앞면이 뭐게? 하는 공간지각능력 파트였다. 적성 다 풀고나니까 거의 300문항 정도 되는 인성을 봐야했다. 서류낼 때 봤던 인성이랑 결과가 비슷해야 한다고 했는데 전혀 기억 안남 이슈... 그냥 내 소신껏 봤다. 나는 내 이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지 않고, 부당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라는 마인드로 봤다. 근데 치고 나서 인재상 다시 보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게 인재상이라고 적혀있길래 진짜 그냥 폭망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붙었다. 진짜 조졌는데 어떻게 붙었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10월 27일에 코딩테스트 치고, 29일에 면접 보러 또 서울에 가야한다. 인성 면접만 1시간이고 PT 면접도 1시간이라는데 무서워죽겠다.
한국장학재단
9월에 서류 내놓고 잊고 살았다. 10월 12일에 필기 치러 오래서 이틀 동안 ncs 벼락치기하고, 정처기 절반 정도 보고 갔다. 아 계산기도 없이 장학금 계산 어떻게 하라고, 시험 시간이나 많이 주던가... 하며 또 존망 했다고 생각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전공 시험도 본다. 그래서 정처기를 보고 갔는데 도움이 되긴했다. 시험에서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은 JAVA 명령어 관련이랑 AVL 트리 관련 문제였다. AVL 트리 진짜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대충 추리해서 풀었다. 둘 다 시험 시간이랑 문제 수는 똑같았는데 전공 시험이 시간이 훨씬 널널하게 느껴졌다.
시험 치고 나오면서 아 어짜피 안될거 그냥 플레이오프 티켓팅이나 할걸.... 하고 후회를 하며 나왔다. 시험장에 결시 인원도 없었고, 다들 너무 공부를 열심히하는 것 같고, 잘 할 것 같아서 내가 기죽었던 것 같다.
근데 붙었음. 심지어 내가 커트라인이다. 12명 합격인데 12등했다.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
직무수행능력평가가 전공 시험이다. 박살난 기초능력...... 전공 잘봐서 살았다 진짜루
PT면접이랑 토론면접 본다는데 너무 무섭다. 그냥 경험 삼아서 보러간다 생각하고있다... 면접날이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날이랑 같아서 비행기 일정도 조정해야 한다.